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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태국 엿보기 14 - 방콕과 태국은 다른 나라?
태국 사람들은 자기 수도를 방콕이라 부르지 않고 ‘끄룽텝’으로 시작해서 ‘위대한 도시, 에메랄드부처의 거처, 9개의 보석을 부여받은 세계의 대수도, 행복한 도시, 위대한 지역, 분사신의 거처, 전지전능한 신의 거주지.....’ 등 장황하게 긴 이름을 가지고 있고 일반인들은 간단히 천사들의 도시라는 뜻의 첫 머리말인 ‘끄룽텝’이라 부른다.
법령 등에 쓰이는 수도 방콕의 태국어 공식 명칭은 끄룽텝 마하나콘(กรุงเทพมหานคร, Krungthep Mahanakhon)이며, 일상적으로는 줄여서 끄룽텝(กรุงเทพฯ)이라고 부른다. 보다 긴 정식 명칭은 '끄룽텝 마하나콘 아몬 라따나꼬신 마힌타라 유타야 마하딜록 폽 노파랏 랏차타니 부리롬 우돔랏차니웻 마하사탄 아몬 피만 아와딴 사팃 사카타띠야 윗사누깜 쁘라싯(กรุงเทพมหานคร อมรรัตนโกสินทร์ มหินทรายุธยา มหาดิลกภพ นพรัตน์ราชธานีบุรีรมย์ อุดมราชนิเวศน์มหาสถาน อมรพิมานอวตารสถิต สักกะทัตติยะวิษณุกรรมประสิทธิ์)'인데 이 이름의 뜻은 다음과 같다. "천사의 도시, 위대한 도성, 불멸의 보석(에메랄드 불상)의 땅, 위대한 인드라 신의 난공불락의 도시, 아홉 가지 보석을 지닌 장엄한 세상이자 왕국의 즐거운 수도, 풍요로운 왕궁이 자리한 곳, 신이 현신하여 머무는 천상의 궁전, 건축의 신(비슈바카르만)의 명을 받아 인드라 신이 세운 도시".
태국이라는 나라 이름도 태국 사람들은 ‘쁘라텟 타이’라고 부르며 영어로 표햔할 때는 ‘Thailand’, 외교 문서나 공식 문서에는 ‘The Kingdom of Thailand” 라고 표기한다.
정식 국명은 "라차 아나짝 타이(ราชอาณาจักรไทย, 타이 왕국, Kingdom of Thailand)"이며 약식 국명은 쁘라텟 타이(ประเทศไทย, 자유의 땅, Thailand) 또는 므앙 타이(เมืองไทย, 자유의 나라)라고 한다. '타이(ไทย, Thai)'는 '자유'라는 뜻이다.
방콕이라는 이름은 영어식 표현이고 태국식 발음은 ‘방꺽’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방’은 강변이란 뜻이고 ‘꺽’은 억센 갈대의 한 종류라고 한다.
아유타야 시대가 버마의 침공으로 1767년 멸망하고 난 그 해 탁신 장군이 버마 주둔군을 물리치고 독립하여 나라를 되찾은 후 지금의 톤부리에 도읍을 정한다. 이때 세운왕실 사원이 새벽사원(왓아룬)이다. 15년 후, 탁신 왕을 폐위시키고 짝끄리 장군이 짝끄리 왕조를 세운다. 그리고 도읍지를 강 건너 억세풀이 무성한 ‘방끅’에 왕궁을 세우고 에메랄드 부처를 모신 왕실 사원을 그 안에 세웠다. 1782년의 일이다. 거기가 바로 우리가 부르는 왕궁 (Grand Palace) 이고 에메랄드 사원이다. 그러니까 방콕이 수도가 된지 243 년이 된다. 지금 왕궁 자리는 그때 화교들이 둥지를 틀고 있었는데 왕실에서 중국인들을 남쪽으로 내려가게 하고 그 자리에 왕궁을 지었는데 군사적 지형 조건이 가장 좋은 곳이라 하여 그렇게 정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자리를 옮긴 중국인들이 터를 잡은 곳이 지금의 야와랏, 차이나 타운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세계 대부분 주요 도시가 그렇듯이 방콕도 ‘짜오 쁘라야’ 라고 부르는 큰 강을 끼고 있고 도심지를 조금만 벗어나면 강 양편에 옛날 열대지방 특유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나지막한 나무 헛간, 통풍이 잘 되는 큰 창들이 달린 이층집. 줄 이은 수상 가옥들과 수상 시장, 그리고 수많은 절이 강변을 끼고 있다. 호족들의 별장이 곳곳에 있기도 하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태국 인구 6,992만명 중 방콕 인구는 9,414,000명이고 그 다음이 도(道) 단위로는 촌부리 145만 사뭇쁘라간 136만 치앙마이 121만 송크라 100만 논타부리 100만 명 수준이고 도시 단위로는 사뭇프라깐 65만 명, 촌부리 57만 명, 논타부리 54만 명, 나콘라차시마 54만 명 수준이다. 파타야는 시민이 12만 명 정도 된다.
방콕시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인구는 1,200만 명이 넘고 유동 인구를 감안하면 1,500만 명이 방콕시 일대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야말로 방콕에 사람들이 집중되어 살고 있다. 교통 인프라, 통신, 생활 환경, 문화, 관광객을 위한 환경 등은 국제적인 대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지만 교통체증은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다. 고가도로 및 지상철(BTS, 혹은 sky train 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2004년에 개통된 후 계속 확장 중인 지하철로 조금은 나아졌지만 아직도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낡은 시내 버스들이 내뿜는 매연, 차량과 오토바이 굉음의 심야 소음 공해는 세계 어느 도시보다 심한 것 같다.
방콕은 태국에서 유일한 대도시이며 방콕을 제외하면 100만 넘는 도시가 없다. 미터가 달린 택시도 방콕 외에는 파타야, 치앙마이 정도에 있지만 성때우 업자들의 압력으로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동남아에서는 세 번째로 큰 도시이며 계속해서 지방 사람들이 도농간의 경제 문제, 각자의 집안사정 등을 이유로 꾸역꾸역 보따리 싸들고 기회의 땅 방콕으로 몰려들고 있다.
방콕 시민은 태국 총 인구의 14%에 불과하지만 국가 경제의 40% 이상을 생산한다. 태국 1인당 국민 소득이 2024년 7,900불 수준인데 방콕의 소득 수준이 전체 국민소득 평균 수준의 3배가 훨씬 넘는다. 그러니 방콕과 지방의 경제적 환경은 격차가 매우 크다. 태국은 지방자치제지만 주민 선거로 직접 市長을 선출하는 곳은 자립적인 세원을 확보하고 있는 방콕과 파타야 두 곳 뿐이고 다른 지방은 중앙 정부에서 임명하여 파견한다.
시장 경제적인 면에서 태국 市場은 방콕 市場을 별도로 분리해서 고려해야 한다. 외부에서 얻는 일반적인 태국에 대한 통계나 시장 정보를 토대로 방콕 시장을 상대하면 백전백패. 그리고 방콕 시민을 상대로 하는 마켓팅 전략이 지방에 사는 태국 국민에게 먹혀 들어 갈 수 없다. 소득 수준은 이미 3배 이상 차이가 나고 교육 수준, 소비 성향과 외부 정보 접촉 빈도와 심도 그리고 생활 패턴 자체가 다르다. 경제적인 분야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성향도 방콕과 그 외 지방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문화 수준이나 풍습도 별개다. 특히 동북부 지방 (이산 지방)과 남부 지방은 방콕 중심의 중부지방과 확연히 다르다.
방콕 시내도 상류층, 중산층, 서민층이 확연히 구분되어 보인다. 우리가 태국 밖에서 듣고 얻은 개괄적인 정보는 대게 서민층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그 기준으로 볼 때 중상류층은 참으로 저 높은 곳에 있다. 대졸 초봉이 15,000 바트 안팎이지만 벤츠나 BMW 몰고 출근하는 말단 사원도 많다. 집 울타리 안에 가옥이 수 채 있고 각기 기사가 딸린 차량이 가족 수보다 더 많은 집도 많다. 그런가 하면 공책 연필 살 돈이 없어 저녁이면 시들어가는 장미 한 송이를 팔기 위해 길거리 식당 손님에게 어깨 안마해 주며 애교 떠는 초등학생이 있고 시내 중심가에서 지나가는 외국인을 호객하여 맥주 한 잔이라도 마시게 권하여 약간의 수고비로 생계를 유지하는 젊은 여자도 수두룩하다. 돈 벌기 위해 무작정 상경한 젊은이들의 일자리는 매우 제한적이고 에어컨도 없는 월세 2-3000바트짜리 방에서 여러명이 합숙하며 생활비를 아끼면서도 방콕 시민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
방콕에 거주하는 서민층의 생활 환경은 지방의 서민층과 매우 다르다. 소위 방콕 시민으로서의 생활 패턴이 있고 남에게 보여주기식의 방식이 필요하다. 40바트 쌀국수로 점심 먹고 100바트짜리 스타벅스 커피잔을 들고 사무실로 들어가야 체면을 세울 수 있다. 진품이 아니더라도 브랜드 라벨이 붙은 제품을 착용하거나 사용해야 한다. 적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소형 포장 한국산 화장품이 그래서 잘 팔린다.
방콕과 지방의 공통점은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서로 인정하고 조화롭게 사는 것이다. 지배층과 피지배층, 가진 자와 부족한 자로 양분된 태국 사회의 단면을 잘 살필 수 있어야 한다.
지배층, 가진 자가 주류를 이루는 방콕과 피지배층, 부족한 자가 주류을 이루는 방콕 밖의 태국은 분명히 다른 나라인 것 같다.
[글쓴이 : 박동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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