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생활정보
[기고] CFA 김남혁 /06 - 암호화폐, 우리도 필요하지 않을까?
암호화페: 스테이블코인은 사회의 회복력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
김남혁(CFA), 주태국대사관 총영사
신년 초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가 미국에 의해 체포되면서 이에 대한 논란과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우고 차베스와 마두로 정권을 거친 장기간의 포퓰리즘과 권위주의 통치 속에서 과도한 재정적자, 구조적 경제 왜곡, 그리고 국제 제재가 누적되며 금융 시스템이 점진적으로 붕괴되어 왔다.
초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볼리바르화의 가치는 무너졌고, 은행은 더 이상 저축이나 거래를 위한 공간으로 기능하지 못했다. 국제 결제 시스템에 대한 접근도 점점 제한되었다. 일반 시민들에게 돈은 더 이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 지점에서 암호화폐가 일상생활로 들어왔다.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너무 커 실용적이지 않았지만, USDT(테더), USDC(서클), DAI(이더리움 기반)와 같은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은 달랐다. 이들은 급여 지급, 가치 저장, 상품 가격 책정, 송금에 사용되었다. 국가 시스템 밖에서, 의도된 설계가 아니라 필요에 의해 달러 기반의 병행 금융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해외 송금 관점에서 보면 암호화폐의 역할은 더욱 분명해진다. 권위주의 통치와 경제 붕괴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 10여 년간 약 750만~800만 명의 베네수엘라인이 해외로 떠났으며,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디아스포라 중 하나를 형성했다. 국내에 남은 많은 사람들에게는 해외 송금이 붕괴된 경제 속에서 생존의 핵심 수단이 되었다.
기존의 송금 경로는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들거나, 아예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러한 공백을 메웠다. 해외에 있는 베네수엘라인들이 국내 가족에게 더 빠르고 저렴하게 자금을 보낼 수 있게 해주었고, 붕괴된 금융 채널을 완전히 우회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암호화폐는 많은 베네수엘라 가계에 금융적 생명줄을 제공했다.
정부가 추진한 디지털 실험과의 대비는 극명하다. 2018년 베네수엘라 정부는 석유 매장량을 담보로 한다고 주장하며 ‘페트로(Petro)’를 출시했지만, 이는 빠르게 실패했다. 투명성도, 신뢰성도, 자발적 채택도 없었다. 신뢰가 없는 디지털 자산은 그저 무가치한 코드에 불과하다.
스테이블코인은 베네수엘라는 제도를 재건하지도, 거버넌스를 회복시키지도 못했다. 그러나 금융 붕괴가 전면적인 사회 붕괴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냈다. 국가가 더 이상 도와줄 수 없게 되었을 때에도 사람들로 하여금 지불하고, 저축하고, 서로를 지원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했다.
태국은 베네수엘라와 달리 비교적 안정적인 통화인 바트를 보유한 국가다. 그러나 최근 바트화의 미 달러 대비 평가절상으로 인해 태국의 관광 산업은 부담을 겪고 있으며, 동시에 원화가 달러 대비 평가절하되면서 한국인 관광객의 태국 방문은 더욱 위축되고 있다. 그 결과 재태국 한인 사회는 이중의 압박을 받고 있다.
이 상황에서 가설적 질문을 하게 된다. 만약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암호화폐 지갑이 널리 사용되고, 한국인 관광객들이 태국 내 한인 운영 상점이나 서비스에 대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직접 결제할 수 있다면, 원화–달러–바트로 이어지는 복잡한 환율 변동에서 비롯되는 충격을 일부 완화될 수 있지 않을까.
해당 거래가 한·태 양국의 납세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다는 전제하에, 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한인들은 어차피 한국으로 송금할 예정이던 자금을 한국에서 받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그대로 보유하는 선택지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환율 변동 위험과 환전 비용을 낮추고, 송금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도 줄이는 방식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는 아직 제도화된 현실이 아니라, 하나의 상상에 가깝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사례가 보여주듯, 암호화폐, 특히 스테이블코인의 본질적 가치는 ‘혁신’이나 ‘투기’가 아니라, 기존 제도와 통화 체계가 개인과 공동체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회복력(resilience)에 있다.
베네수엘라와 태국의 사례는 공통된 질문을 던진다. 디지털 자산은, 개인과 공동체가 경제 위기와 충격을 흡수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그것이 암호화폐의 가장 과소평가된 역할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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