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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태국 엿보기 3 - 에메랄드 부처상의 수난기

작성자
thaihanin
작성일
2025-03-18 12:20
조회
74

태국 왕궁 Grand Palace 안에 있는 왕실 사찰인 에메랄드 사원이라 불리는 건물 안에 에메랄드 부처상 (The Emerald Buddha, 태국말로 พระแก้วมรกต – 프라께우몰라꼳 – 태국 정식 이름은  พระพุทธมหามณีรัตนปฏิมากร – 프라풋타 마하마니 라따나 빠띠마코온)은 취옥(emeral) 보다는 비취(green jade)에 가까운 녹색옥으로 만든 높이 45 cm 정도의 그리 크지 않은 불상이 앉아 있는데 이를 태국 국가의 수호신(ขวัญเมือง 또는 มิ่งเมีอง) 으로 여겨지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이 부처상은 기원전 45년 인도 Pataliputra (지금의 Patna) 지역에 있는 Nagasena 라는 사람이 만들었고 300년 후 전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스리랑카로 옮겨졌다고 한다. 서기 457년 버마의 Anuruth왕이 스리랑카로 사절단을 보내 버마의 불교 중흥을 위해 불경 및 에메랄드 불상을 요청했는데 이를 수락한 스리랑카는 이 에메랄드 불상과 불경을 배에 실어 보냈으나 태풍을 만난 배는 길을 잃고 캄보디아에 도착했고 그래서 이 불상은 캄보다아에서 보관하였는데 1432년 태국이 캄보디아의 Angkor Wat 을 점령하였을 때 이 에메랄드 불상을 Ayutthaya 로 가져갔다. 캄보디아 역사에도 “Preah Ko Preah Keo” 전설에 이런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이 때는 Ayutthaya가 Sukhothai를 점령하고 크메르를 속국화시켰던 Borommaracha 2세 (8대 왕, 1424-1448 재위)가 아유타야를 지배하던 시절이다. 그 후 이 불상은 불상을 획득한 왕자를 따라 캄팽펫, 라오 등지로 옮겨지다가 치앙라이에 은닉하게 되었다. 일부 사학자들은 불상의 제조 기법이 15세기 Chiang Sean 양식이라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이 주장에 따르면 이 불상은 Lanna 왕국이 원산지라는 것이다. Chiang Sean 은 지금의 라오스 북부 지방으로 당시 란나 왕국의 영토였다.

역사적인 자료에 의하면 이 불상은 1434년 Lanna 왕국 치앙라이 지방의 한 불탑이 번개에 맞아 깨지면서 치장벽토 안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불상을 꺼낸 사람들은 이것이 에메랄드로 만들어 진 것으로 알게 되었고 당시 Lanna 왕이던 Sam Fang Kaen 왕(11대, 1401-1441 재위)은 이를 수도인 치앙마이로 옮겨 왕실에 보관하려 했는데 이를 싣고 가던 코끼리가 세번이나 발걸음을 거부하고 스스로 Lampang 으로 갔다고 한다. 이를 신의 계시로 받아드리고 람팡으로 옮겨 보관하다가 1468년 치앙마이로 다시 옮겨 Chedi Luang 사찰에 보관하고 있었다.

1500년대 초 Lan Xang 왕국 (지금의 라오스) 의 Setthathirath 왕태자가 아유타야 왕실의 요청에 따라 란나 왕국을 통치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Lan Xang 은 아유타야 지배로 아유타야 왕족이 지배하였고 란나는 아유타야 속국이었음) 본국의 국왕이던 아버지 Photisarath가 죽자 1552년 본국으로 돌아왔고 이때 에메랄드 불상도 함께 가지고 와서 당시 수도이던 Luang Prabang 에 안치하였다가 수도를 Vientiane 으로 옮기면서 1564년 에메랄드 불상도 이곳으로 옮겨왔다.

전설과 역사를 아우러보면 BC 45년경에 인도에서 만들어진 이 에메랄드 불상은 300년 후 스리랑카로 옮겨졌고, 약 200여년 후 캄보디아로, 거기서 천년 가까이 있다가 아유타야로 옮겨졌는데 여기서는 지배자 손에 따라 이 지방 저 지방으로 떠다니다가 어떤 연유인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치앙라이의 한 불탑 안에 숨겨져 있었고 그러다가 그 탑이 번개를 맞아 깨지면서 전설 속의 에메랄드 불상이 1434년 세상에 다시 나타난 것이다. 그 후에도 치앙라이에서 치앙마이로, 란상(라오스)로 돌아다니다가 드디어 태국 손에 들어오게 된다.

1779년 톤부리 왕조 시절, 당시 최고 장군이었던 짝끄리 장군 (General Chao Phraya Chakri, 본명은 Chakri 이고 Chao Phraya 는 작위) 이 반란을 진압하고 Vientiane 을 점령한 후 빛나는 에메랄드 불상을 승전품으로 들고 당시 수도였던 톤부리로 가져왔다. 그리고 1782년 톤부리 왕조를 물리치고 랏따나꼬신 왕조 (약칭으로 초대 국왕 이름을 따서 짝끄리 왕조라고도 함)를 세우면서 수도를 강 건너 방끅(지금의 방콕)으로 옮겨 왕궁을 짓고 (지금의 Grand Palace) 그 안에 왕실사원 프라께우 사찰 (지금의 왓쁘라깨우)을 지은 후 1784년 3월 22일 거대한 기념식을 치르며 이 불상을 대웅전에 해당하는 Phra Ubosot에 안치하여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이 불상은 불교의 종교적인 부처상을 떠나 랏따나꼬신 왕조 왕권의 상징이며 지금도 태국의 상징이고 태국을 지키는 수호신의 상징이다.

연중 세 계절[하기, 우기, 건기]마다 계절에 맞는 가사를 입고 있는데 국왕만이 이 불상에 옷을 입힐 수 있으며 계절이 바뀔 때마다 국왕은 이 불상의 승복을 갈아 입히는 예식을 수행한다. 물론 이 날은 일반인의 왕궁 출입이 금지되기도 한다.

왕궁 내에 있는 에메랄드 사원은 태국 전통 불교사원의 경내 건축물 구성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으나, 한가지 결여된 것이 있는데 그것은 승려들의 거주용 건물이 없다. 경내에는 거주하는 스님이 없다. 왕실 전용 사찰이므로 대웅전 후부에 행사가 있을 때 행차한 왕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칸막이로 만들어져 있고 유일한 전례는 톤부리 시대의 왕실 전용 사찰이었던 왓아룬(새벽사원) 경내 대웅전에서도 볼 수 있다. 


에메랄드 불상 양 옆에는 두개의 입상 불상이 있는데 이 두 불상은 라마 3세가 1841년 선왕인 라마 1세와 2세를 기리기 위해 제작한 것으로 그들의 공식 명칭을 따서 “프라 푿타엳화 쭐라록”과 “프라 릗화 나팔라이” 라고 부른다. 에메랄드 불상의 전면에도 불상이 하나 안치되어 있는데 “쌈푿타 빠니” 라고 불리며 몽끗왕(라마 4세)이 왕위에 오르기 전 수 십년 간 승려생활을 할 당시 감독 제작한 것으로 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신봉하는 불상 중에 하나다. 

대웅전의 내부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창문 윗쪽의 벽에는 부처님 일생 중 중요한 일들, 특히 탄신, 유년 시절, 청년 시절, 그리고 출가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이야기는 불상을 안치한 곳의 오른쪽 구석인 남서쪽 벽에서부터 시작된다. 불상을 마주보는 동쪽 벽에는 악령들의 유혹과 해탈 장면이 어우러져 그려져 있고 앉아 있는 부처님의 아래 부분에는 땅의 여신이 머리를 쥐어짜서 홍수를 일으키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으며 북쪽 벽에는 부처님이 일생동안 여러 곳에서 설법하시던 장면들이 그려져 있는데 마지막 그림은 물론 열반의 장면이다. 후면 벽에는 상좌부 불교의 우주관이 묘사되어 있다. 



[Phra Si Rattana Chedi]

[Phra Ubosot] 

[Phra Mondrop]


[Prasat Phra Thep Bidon]

대웅전 옆 상층 테라스에는 여러 중요한 건축물이 있다. 부처님의 진신 사리를 모신 것으로 알려진 황금 빛 둥근 탑 Phra Si Rattana Chedi, 그 옆 Phra Mondop는 “몬돕”이라는 건축양식에 따라 지어진 장서각으로 그 내부에는 길쭉한 마른 열대식물의 잎에 기록한 불교 성전들을 정교한 자개로 장식된 책장에 넣어 잘 보존되어 있다. 그 옆 Prasat Phra Thep Bidon에는 현 짝끄리 왕조의 왕들의 입상 조각상을 모셔놓은 건물이 있는데 이 건물은 짝끄리 왕조 기념일 인 4월 6일 하루에만 국민들에게 공개된다. 

[글쓴이: 박동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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