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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태국 엿보기 2 - Siam 이라는 태국의 나라 이름

작성자
thaihanin
작성일
2025-03-14 22:42
조회
111

태국 국가명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공식 명칭은 The Kingdom of Thailand 이지만 자기네들끼리는 이 이름을 안 쓰고 모든 태국어 공문서에는 ‘쁘라텟타이’라고 쓴다. ‘자유의 나라’ 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자기네들끼리는 ‘므엉타이’ 라고 부르기도 한다. ‘쁘라텟’은 국가라는 의미이지만 ‘므엉’은 조직적인 국가라는 개념보다는 조금 느슨한 그리고 좀 더 자유스러운 부족사회라는 개념이 더 강하다.

태국 역사를 보면 나라 이름이 별도로 없었던 것 같다. 특정 지역에 도읍을 정하고 왕권이 형성되면 그 도읍지 이름이 그 나라 이름으로 불리었다. 

태국 땅은 AD1200년까지만 해도 국가라고 부를 조직이 없었다. 태국 역사가들의 주장이나 박물관에 진열된 유물들을 보면 7세기에는 주로 인도 문화권이었고 그 후 대부분 지역이 당시 크메르 왕국의 문화적 영향 아래에 있었는데 당시 지금 베트남 지역은 참파국이, 서쪽 미얀마 지역은 파간 왕국이 있었다. 아직 태국인이 어디서 나왔는지 고고인류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지만 중국 윈난성의 다리(大理)왕국 (AD 937~1250?) 바이 (白衣)족에서 타이족이 갈라졌고 그들이 12세기 남쪽으로 내려와  나라를 세운 것은 수코타이 지방에 수코타이 왕국이 처음으로 1240년대로 추정하고 있다. 3대 왕인 람캄행 왕이 약 20년 통치한 후 1279년에 죽었다는 기록이 확인되고 있는데 1대 왕인 Sri Indraditya 왕이 1240연대에서 1270연대에 통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치앙마이 지역에 생긴 Lan Na 왕국이 1292년부터 초대왕인 망라이 왕이 지배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중국은 원나라가 세력을 넓히면서 중국 남부 지역의 지배자들이 쫓겨나던 때이다. 지금도 라오스 북부, 미얀마 북부 등지에 타이족이 있다고 한다. 여하튼 태국 최초 국가인 Sukhothai 건국 연대에 대해 여러 학설이 있지만 1238년으로 간주하고 있다. 1238년은 우리나라 고려 고종 24년이다.   

1240년대부터 수코타이 왕국이 태국 지역을 지배하는 강자로 부각되었는데 당시 치앙마이 주변에는 란나 왕국이 있었고 위로는 중국과 서쪽으로는 미얀마 (당시에는 파간 왕국), 롭부리 지역에 롭부리 왕국이 동쪽으로 크메르 제국의 후손인 앙코르 제국과 접하고 있었다. 서쪽 라오스 지방은 아직 국가가 형성되어 있지 않았고 최초의 라오스 국가인 '란생'은 1353년 타이족에 의해 건국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351년 아유타야 지역에 아유타야 왕국이 생기고 (우리나라 고려 공민왕 1년) 8대 왕인 보롬마라차 2세 왕 때인 1438년 수코타이를 점령하고 (우리나라 조선시대 세종 20년) 아유타야 왕국이 태국지역을 통일한다. 북쪽에 있는 멩라이 왕이 1292년에 건국한 란나 왕국은 속국으로 인정하여 조공을 받고 왕권을 유지시켜 준다. 동쪽 지금의 라오스 지방에는 란생 왕국이 있었는데 이 왕조와는 아주 친밀하게 지내며 롭부리 왕국을 그 지배하에 두었고 서쪽의 버마와 동쪽의 크메르와는 자주 충돌하게 된다.  

1431년에는 크메르 왕국도 침공하여 조공을 바치는 속국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버마와는 끊임없이 전쟁을 하였는데 아유타야 후반기에 버마와의 전쟁시대를 잘 보여주는 영화가 ‘수리오타이’ 및 ‘나레수언 왕’ 이다. 영화 King Naresuen 은 3편까지 나왔는데 태국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이 영화를 보기 바란다. 태국 국군의 날 1월 18일은 나레수언왕이 1593년 Nong Sarai 전투에서 버마를 물리친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아유타야 전성기 지도에는 지금의 라오스, 캄보디아가 모두 태국 영토로 표시되어 있다.

아유타야에는 식민지 개척과 신대륙 발견에 열올리던 유럽인들이 드나들기 시작했고 아유타야 왕국에서도 최초로 포루투칼인의 정착을 받아드린다. 

1511년 포르투갈 부왕인 알폰소 드 알부케르케 (Alfonso de Albuquerque)는 18척의 배를 이끌고 말라카 해협을 점령한 후 당시 아유타야 12대 왕인 라마티보디 2세 국왕을 서양인 최초로 알현했고 1516년 두아르테 드 코엘류(Duarte de Coelho)가 이끄는 포루투칼 사절단이 포르투갈의 마누엘(Manuel) 국왕으로부터 많은 선물을 가지고 아유타야에 도착하여 아유타야와 포르투갈 사이에 우호 및 무역 조약을 체결하고 포르투갈 상인들이 아유타야에 거주하고 회사를 설립할 수 있었고 자신들의 종교를 지키는 것도 허락 받았다. 그 대가로 포르투갈은 태국 군대에 대포, 소총, 총알을 공급했다. 그 후 포루투칼 용병이 왕실 근위대로 근무하고 태국군을 훈련하기도 했다.

외국인들이 이때부터 아유타야 왕조의 나라이름을 Syam[싸이암]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즉 외국인이 지어준 나라 이름이다. Syam[싸이암] 은 싼스크리트어 의미로 ‘가무잡잡한’ 또는 ‘황금’이라는 뜻이다. 아마 그 당시 태국 언어와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인도의 산스크리트어에서 유래되지 않았나 보고 있다. "사이암'이 영어권에서는 '시암'이라 불렀고 '시암’이란 나라 이름으로 태국은 서양인에게 알려졌으나 태국인 스스로는 그 당시 '시암'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았다. 

아유타야가 미얀마에 완전히 망한 후 미얀마 주둔군을 몰아내고 1767년 '딱신' 장군이 톤부리에 도읍을 정하고 (우리나라 영조 43년) 세운 나라를 ‘톤부리 왕국(1767-1782)’이라 불렀다, 톤부리는 지금의 방콕 서편의 행정구역이고 '왓 아룬'이 그 당시 왕실 사원이었다. 

이 왕국은 15년간 1대 왕으로 끝나고 '짝끄리' 장군이 세운 랏따나꼬신 왕조가 1782년 톤부리에서 차오쁘라야 강 건너 지금의 방콕에 도읍을 정하고 (우리나라 정조 6년) 이전한 후 '왓쁘라께오'를 중심으로 왕궁을 짓고 정식으로 나라 이름을 만들었는데 나라 이름을 수도 이름인 방콕 왕국이라 하지 않고 ‘므엉타이’ 또는 ‘끄릉타이’라고 칭했다. 지역 이름으로 정하지 않고 '자유'라는 의미의 '타이'를 강조했다. 사실 그 당시 방콕은 갈대가 무성한 강변의 조그만 어촌이었다. 도시도 아니었다. 톤부리에서 볼 때 강 건너 갈대가 많은 '방끅' 동네로 불렀고 이 동네 이름을 나라 이름으로 부르기에는 수줍었을지도 모른다. 참고로 지금의 Grand Palace 자리는 당시 중국인들이 살고 있었는데 그 위치에 왕궁을 짓기 위해 중국인들을 지금의 야와랏 지역으로 터전을 옮기게 하고 그 자리에 왕궁 (Grand Palace, 태국어로 프라보롬마하랏차왕)과 왕실 사원인 '왓프라깨우'를 지었다.  

처음으로 외국과 체결한 조약이 1826년 영국과 체결한 Burney 조약인데 이때부터 정식으로 나라 이름이 필요했고 여기서 '므엉타이'라는 나라 이름이 사용되고 있다. 1856년 라마 4세는 ‘므엉타이’ 대신 ‘Siam’이라는 국호로 조약을 비준하였다. 이때부터 태국 스스로 자기나라 이름을 Siam 으로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1932년 입헌군주국으로 바뀌고 1939년 국호를 ‘쁘라텟타이’로, 국민을 ‘타이’로 정한다. 2차 대전 후 1945년 국호를 ‘싸이암 Siam’으로 환원하였다가 잠시 후인 1949년 다시 ‘쁘라텟타이’로 바뀐다. 수상이 바뀔 때마다 바꾼 것 같다. 지금까지도 태국민 스스로는 정식 공문에도 ‘쁘라텟타이’ 라고 부르고 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The Kingdom of Thailand’는 외교적인 수식일 뿐이다.  

泰國이라는 국호는 Thailand를 중국이 한자로 표기한 것인데 Thai 라는 음의 한자 '泰(클 태)' 와 나라라는 의미의 '國' 즉 우리 말로 해석하면 '큰 나라'라는 뜻이다. 태국이 우리보다 땅덩어리는 더 클지 모르지만 ‘큰 나라’ 라고 부르는 것은 매우 어색해 보인다.  

이참에 태국에 대한 우리말 이름을 외교적 국가명 Kingdom of Thailand의 약칭인 ‘타일랜드’로 바꾸든지 아니면 태국인들이 법적으로 표기하는 ‘쁘라텟타이’로, 아니면 태국인들이 스스로 쉽게 부르는 '므엉타이'중 하나로 바꾸어 부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굳이 ‘태국’이라고 고집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 ‘므엉타이’라고 불러주는게 가장 친근감이 있는 표현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정식 이름은 ‘대한민국’이고 외국에서는 Korea 라고 부르고 우리 스스로는 보통 ‘한국’이라고 부르는데 영어 이름 Korea 는 고려시대 유럽인들이 드나들면서 ‘고려’라는 이름의 불어인 Core [꼬레]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요즘은 나라 이름이나 도시 이름, 사람 이름 등을 그 나라 언어로 바꾸어 부르고 있다. ‘북경’을 ‘베이징’으로, ‘동경’을 ‘도꾜’로… 우리나라 이름도 영어로 Korea가 아닌 Hankook 으로 부르는게 어떨까 생각해 본다.

[글쓴이: 박동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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