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태국 엿보기 1 - 태국의 첫번째 불교 기념일 완마카부차

태국에서 불교와 관련된 3대 명절이 있는데 순서대로 ‘마카 부차’, ‘위싸카 부차’ 그리고 ‘아싼하 부차’로 부처님의 가르침 그리고 승가의 조직으로 함축되는 불교의 삼보(三寶)를 기리는 날들이다.

매년 첫 번째 축제일이 '완마카부차 (วันมาฆบูชา)로 이 말 뜻을 해석하려 한다면 완=날[日],  마카=3월 [요즘 사용하는 3월-미나콤의 옛말, Pali語], 부차=부처 Buddah 를 뜻하는 태국말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된다. 화교들은 이 날을 한자로 万佛節로 표기하기도 한다. '완마카부차'는 인도 음력 3월 15일, 우리나라 음력 1월 15일로 정월 대보름 날이다.

밤에 뜨는 달이 차고 기움에 따라 만들어진 달력인 음력이 아직도 사용되고 있는 아시아에는 사실 두 가지 음력이 있다. 우리가 쓰고 있는 중국식 음력이 있는가 하면, 인도문화의 영향을 받은 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 사람들은 인도식 음력을 따르는데 중국식 음력은 태양력보다 일 개월 정도 늦게 시작되는 반면 인도식 음력은 양력보다 일 개월쯤 먼저 시작된다. 그래서 태국의 음력과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음력과는 2개월 차이가 난다. 

'완마카부차'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상기하는 날이다. 부처님의 연세가 80에 이른 해, 마카 성좌의 별빛이 영롱하게 빛나기 시작하면서 보름달이 떠오르는 저녁, 여하한 선약도 없이 아라한[나한(羅漢)]의 경지에 도달한 1,250 명의 출중한 제자들이 부처님의 설법을 듣겠다고 죽림정사에 모여들었다. 부처님은 그들에게 “빠띠목카 바타” 라는 설법을 하셨는데 이 것이 바로 부처님께서 최후로 그의 가르침을 함축하여 하신 중요한 설법이다. 내용의 요지는 승가에 적을 둔 모든 스님들이 지켜야 할 규율에 관한 것이며.이날 부처님은 자신의 열반이 삼 개월 후에 올 것이라는 것도 예언했다고 한다.

이 날 태양이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면 태국의 방방곡곡에 있는 사찰에서는 물론, 태국과 같은 상좌부 불교를 신봉하는 인근국가의 모든 불교 사원에서 일제히 팔리어로 된 “빠띠목카 바타” 경전이 낭송된다. 대웅전의 상단에 스님들이 정좌하고 불자들은 그들 앞에 무릎을 꿇고 합장하며 설법을 경청한다. 더러는 합장한 채 대웅전의 주위를 시계바늘 방향으로 서서히 세 번 돌기도 하며 다시 대웅전에 들어와 마음속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상기하면서 부처님에 대한에 존경심을 되새긴다. 각자 꽃과 향, 불밝힌 양초를 손에 들고 부처와 그의 가르침, 그리고 부처의 제자들에 대한 경의를 표한다. 

이 행사는 원래 국가 공식 행사가 아니었으나 현 랏따나꼬신 왕조 4대 몽끗 왕 때부터 공식적인 행사로 정해지고 공휴일이 되었다고 한다.

정월 보름은 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날인데 한국의 절에서도 각종 법회를 열고 종교와 관계 없이 음력으로 새해에 뜨는 첫 보름달, 그리고 연중 가장 크게 보인다는 보름달을 맞이하는 전통적인 행사들이 많이 있었다. 어린 시절 동네 뒷산에 올라가 달집을 짓고 쥐불놀이하던 추억이 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