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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여제’ 김연경(32, 흥국생명)은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만난 GS칼텍스를 상대로 열정을 쏟아냈다. 그 결과물은 5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 승리였다. 김연경은 38득점 활약으로 경기 종료 후 수훈 선수 인터뷰를 했다.
하지만 실력을 떠나 김연경에게도 아쉬운 점이 보였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 말대로 좋게 표현하면 ‘승부욕’이지만, 자신의 공격 실패 후 네트를 잡아 끌어내리는 행동은 보기에 좋지 않았다. '승부욕'으로 포장하기엔 무리가 있는 행동이다. 다른 선수들은 그 정도 승부욕이 없어서 네트를 잡아당기지 않는 것일까.
김연경은 2세트에서 칼텍스의 김유리의 블로킹에 공격이 막히자 공을 잡고 코트에 강하게 내리쳤다. 그리고 승패가 갈린 5세트 접전 상황에서는 네트를 잡아 흔드는 과한 액션을 했다. 14-14 팽팽한 상황에서 공격이 실패하자 느닷없이 네트를 잡고 끌어내리는 이상 행동을 한 것이다.
경기 중 만족스럽지 못한 전개나 결과가 나온다면 아쉬운 표정을 지을 수 있다. 그 마음이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상대를 이겨야 살아남는 치열한 프로 승부의 세계에서는 어느 정도 받아들여질 수 있다. 팬들도 선수들의 그러한 열정 넘치는 행동을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박수갈채를 보내기도 한다.
문제는 선을 넘었을 경우다. 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5세트 상황에서 김연경의 과한 행동에 대해 바로 항의를 했고, 경기 종료 후에는 “말을 아끼지만 분명하게 말하면 어떤 식으로든 경고를 줘야 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충분히 경고를 받을 만한 상황이었다. 심판은 김연경이 아닌 다른 선수라도 경고를 주지 않았을지 의문이다.
박미희 감독도 김연경의 행동에 대해서 “좋게 말하면 승부욕이다”라고 했지만 “자제할 필요는 있었다”고 했다. 팀내 에이스이지만 완곡하게 잘못을 지적한 것.
한 가지 더 아쉬운 점은 김연경은 2세트에서 김유리의 블로킹에 공격이 막히자 공을 바닥에 세게 내리쳤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자신의 대한 분노를 표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을 세게 내리친 부분에 대해서는 후회 없다. 나에 대한 표현이다. 공을 때린 것은 상대방에게 피해가 가지 않은 부분이라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결을 벌이는 상대방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았지만, 상대가 기분 나빠할 행동이다. 또 팬들은 김연경의 그러한 행동 하나하나를 지켜보고 있다.
더구나 이날 흥국생명과 칼텍스 경기는 티켓 예매 시작 후 10분 만에 매진됐다. 개막전부터 30%까지 허용된 관중 입장이 50%로 늘어났고, ‘월드 스타’ 김연경을 응원하러 배구장을 찾은 팬들도 상당수였다. 그러한 팬들 앞에서 김연경은 순간 분노를 참지 못했다.
상대 선수를 향한 행동은 아니며 김연경 스스로의 분을 삭이지 못한 행동이라고는 했지만, 1669명의 팬들 앞에서는 자제할 필요가 있었다. 배구장을 찾은 많은 팬 중에는 학생들도 있다. 가족 단위, 연인 등 김연경을 응원하는 팬들도 많다. 자기 승부욕, 불만을 절제하지 못한다면 그 팬들은 실망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월드 스타인 만큼 코트 위에서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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